Interview

‘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덴 조 “글로벌 1위? 그저 신기해” [인터뷰]

위수정 기자
2025-07-24 14:5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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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팝 데몬 헌터스’ 아덴 조, “전세계 1위? 그저 신기해”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이하 ‘케데헌’)가 글로벌 신드롬을 일으키고 있다.

지난달 20일 공개된 이후 단 하루 만에 미국, 영국, 일본 등 22개국에서 넷플릭스 영화 부문 1위를 석권한 데 이어, 한 달이 지난 지금까지도 40개국 이상 글로벌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특히 극 중 가상 걸그룹 ‘헌트릭스’가 부른 OST ‘Golden’은 빌보드 ‘핫 100’ 차트에서 4위에 오르며, 디즈니 ‘겨울왕국’의 ‘Let It Go’를 넘어서는 기록을 세워 전 세계의 주목을 받고 있다.

이 중심에 선 인물이 바로 루미 역을 맡은 배우 아덴 조(Arden Cho)다. ‘틴 울프 시즌4~6’, ‘파트너 트랙’ 등으로 글로벌 팬들에게 얼굴을 알린 그는 ‘케데헌’을 통해 목소리 연기를 넘어 진심 어린 감정과 에너지로 캐릭터에 생명력을 불어넣으며 또 한 번 존재감을 각인시켰다.

갑작스러운 한국 방문 속에서도 ‘케데헌’의 인기를 직접 체감하고 있다는 아덴 조. 화보를 통해 bnt와 만난 그에게 영화에 대한 애정과 작업 비하인드, 그리고 루미를 연기하며 마주한 감정의 순간들을 직접 들어보았다.

Q. 이번에 갑작스럽게 한국을 방문하셨다고 들었어요.

“네, 원래는 말레이시아로 촬영하러 가는 일정이었어요. 그런데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너무 큰 사랑을 받아서 화보 촬영이랑 인터뷰 일정이 생겨 급하게 한국에 들어오게 됐죠. 이번에는 일주일 정도만 머무르게 됐어요. 원래 한국 올 땐 보통 3주에서 길게는 두 달도 있고 그랬는데, 이번엔 너무 짧아서 아쉬워요. 친구들도 못 보고, 제가 좋아하는 맛집들도 못 가고요. 성수동 소금빵이 먹고 싶었는데 그래도 바쁜 와중에 김밥, 분식, 삼겹살은 꼭 챙겨 먹었어요!”

Q. 루미와 성격이나 취향이 닮은 점이 많다고 들었어요.

“정말요. 친구들이 영화 보고 “루미가 너가 자주 먹는 밥(김밥) 좋아하네?” 그러더라고요. 근데 루미는 그렇게 많이 먹어도 스키니한데, 저는 유지하려면 운동 열심히 해야죠.(웃음) 애니메이션 캐릭터니까 가능한 몸매예요. 현실은 다르죠.”

Q. 이번 작품이 첫 장편 성우 연기였는데 어땠나요?

“맞아요. 전에 게임이나 짧은 애니메이션은 했었는데, 영화는 처음이에요. 보이스 연기는 다른 배우들과 같이 호흡하지 않고 혼자서 하니까 처음엔 좀 어색했어요. 혼자서 대사하고, 감독님과 제작진이 지켜보는 가운데 감정을 살려야 하니까요. 그런데 계속 하다 보니 점점 재미있어졌고, 오히려 해방감도 느꼈어요. 외모나 조명 신경 안 쓰고 캐릭터에만 몰입할 수 있으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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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루미라는 캐릭터를 연기하며 어떤 점이 인상 깊었나요?

“미국에서는 동양인 여배우로 일하려면 그들이 하는 노력의 3배 이상을 잘 해야 하거든요. 루미는 케이팝 세계의 정점에 선 인물이잖아요. 팀 HUNTR/X도 팬도 세계도 지켜야 하는 책임이 있는 캐릭터라 부담도 있었어요. 실제 아이돌 동생들도 있고, 그들의 삶이 얼마나 힘든지 알기 때문에 진심을 담아 연기하고 싶었어요. 이 캐릭터를 통해 한국인의 열정, 근성, 책임감 같은 걸 표현하고 싶었죠.”

Q. ‘케이팝 데몬 헌터스’가 전 세계적으로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어요. 예상하셨나요?

“솔직히 미국에서는 좋아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근데 전세계적으로 그리고 한국에서 이렇게까지 사랑받을 줄은 몰랐어요. 교포로서 한국의 인정은 정말 특별하게 느껴지거든요. 미국에서는 아무리 영어가 유창하고 미국에서 태어났어도, 동양인으로 보거든요. 제가 출연했던 넷플릭스 드라마 ‘파트너 트랙’도 미국드라마인데 제가 주인공이어서 그런가 외국인들은 한국 드라마라고 생각해요. 교포들은 미국과 한국 사이에서 외롭기도 하고 그런데, ‘케데헌’이 한국에서 “우리의 이야기다”라고 받아들여진 게 너무 감동적이었어요. 나이와 성별에 상관없이 할아버지, 아이들도 김밥, 라면 어디서 사냐고 묻는 거 보면 정말 신기하고 안 믿겨요. 매일 매일 신기함의 연속이에요!”

Q. ‘케이팝 데몬 헌터스’ 속 한국 음식 묘사도 인상 깊었어요.

“완전 감동이었죠. 갈비탕, 깍두기, 김밥… 반찬 하나하나 디테일이 살아 있고 갈비탕의 뚝배기 그릇까지! 뚝배기 그릇 아니면 안 되거든요. 그거 보자마자 “에니메이터들 정말 잘했다!” 했어요. 저도 평소에 삼겹살, 떡볶이 엄청 좋아하거든요. 미국에서 촬영할 때도 백인 스텝들 다 분식 먹으러 데려가요. 저는 자타공인 한국 음식 전도사예요.(웃음)”

Q. 노래도 빌보드에 오르며 큰 사랑을 받고 있어요. 가장 좋아하는 곡은 무엇인가요?

“제가 사랑하는 BTS랑 블랙핑크에게는 죄송하지만 우리가 넘었어요.(웃음) ‘What It Sounds Like’라는 곡을 특히 좋아해요. 보컬 EJAE, 오드리 누나, REI AMI 세 명이 함께 부른 곡인데, 감정도 강하고 가사도 의미가 깊어요. 마지막에 귀마를 무찌르면서 연기와 노래가 완벽하게 합쳐진 트랙이라서 자부심이 있어요. 저도 연기하면서 울었고, 들을 때마다 또 울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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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BTS 정국 씨가 영화를 보고 울었다는 이야기가 화제였어요. 아이돌 가수들과도 콜라보 영상을 많이 찍었는데 어땠나요?

“네, 저도 그 영상 봤어요. 너무 감동했죠. 저는 BTS 진짜 팬이라, 정국 씨 영상 보고 저도 울었다고 SNS에 올렸어요. 멤버분들이 춤추는 영상을 찍어주고 응원 메시지 남겨주고. 너무너무 고맙고, 그분들의 응원이 이 영화에 큰 힘이 됐어요. 저는 BTS의 ‘피, 땀, 눈물’ 노래를 진짜 100번도 넘게 들었어요! 그냥 제 인생 얘기를 해주는 것 같아요. 힘들 때 위로가 되는 곡이죠. 이번에 르세라팀, 아일릿, 하츠투하츠 등 여러 아이돌과 ‘케데헌’ 콜라보 영상을 찍었는데 사실 저는 한국에서 활동을 안 하니까 한국에 있는 분들이 저를 모르는 게 되게 당연한 거라고 생각하거든요. 그런데 제가 함께한 작품을 알고 좋아해주니까 새로운 에너지가 생기면서 저도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Q. 혹시 ‘케이팝 데몬 헌터스’ 시즌 2에서 BTS와의 콜라보를 기대해도 될까요?

“그랬으면 진짜 대박이죠! 물론 저는 배우니까 결정권은 없지만, 감독님이나 넷플릭스 관계자분들이 이 인터뷰 보신다면… BTS 출연 제발요!(웃음)”

Q. 한국 드라마에도 출연하고 싶다고 하셨는데, 어떤 역할이 탐나세요?

“한국 드라마는 5분 만에 시청자를 끌어 당기는 힘이 있어요. 한국 작가님들 다 너무 천재 같아요.저는 복잡하고 입체적인 여성 캐릭터를 좋아해요. 악역이라도 이유가 있는 인물이라면 너무 좋죠. 김은숙 작가님 팬이에요. 언젠가 꼭 한국 드라마에 멋지게 도전하고 싶어요. 그래서 요즘도 한국어 계속 열심히 공부 중이에요. 제가 맨날 하는 말이 있는데 언젠가는 한국 드라마 할 거예요!”

Q. 마지막으로 한국 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려요.

“우리 영화를 사랑해주시고, 응원해주셔서 진심으로 감사합니다. 시즌 2가 나올 수 있도록 계속 힘을 주세요! 그리고 미국에서 나오는 한국 작품들도 많이 봐주세요.”


위수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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