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롯데 자이언츠의 '원클럽맨' 정훈이 2025시즌을 끝으로 16년간의 프로 선수 생활에서 은퇴한다.
롯데 자이언츠의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인간 승리'의 아이콘으로 불리던 내야수 정훈이 정들었던 유니폼을 벗었다. 롯데 구단은 15일 내야수 정훈이 2025시즌을 끝으로 현역 생활을 마무리했다고 공식 발표했다. 부산 사직구장을 뜨겁게 달구었던 정훈의 투지 넘치는 플레이는 이제 역사 속 한 페이지로 남게 되었다.

이후 롯데 한 팀에서만 꾸준히 활약하며 팀 내야의 핵심 자원으로 자리 잡았다. 정훈은 타격 후 몸의 중심이 무너질 듯하면서도 공을 끝까지 따라가는 특유의 '오뚝이 타법'으로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기술적으로 완벽한 스윙은 아니었지만, 공을 맞히겠다는 집념이 만들어낸 정훈만의 고유한 폼이었다. 정훈은 1루수와 2루수, 중견수까지 소화하는 전천후 유틸리티 플레이어로서 팀이 필요로 하는 곳이면 어디든 수비 위치를 가리지 않고 나섰다. 2021시즌 종료 후에는 첫 자유계약선수(FA) 자격을 얻어 3년 총액 18억 원에 계약을 맺으며 그간의 노력을 보상받기도 했다.
정훈은 통산 1천476경기에 출전해 타율 0.271, 1천143안타, 80홈런, 532타점, 637득점이라는 굵직한 기록을 남기고 선수 생활에 마침표를 찍었다. 2020년과 2021년에는 30대 중반의 나이에도 불구하고 타율 2할 9푼 이상을 기록하며 '에이징 커브' 우려를 불식시키는 저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팬들은 결정적인 순간마다 터져 나오는 정훈의 적시타와 몸을 사리지 않는 헤드 퍼스트 슬라이딩에 열광했다. 하지만 흐르는 세월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2025시즌에는 77경기에 출전해 타율 0.216에 머물며 주전 경쟁에서 밀려났고, 정훈은 구단과 상의 끝에 은퇴를 결심했다.
정훈은 이날 자신의 소셜미디어 계정을 통해 "인생의 전부였던 야구를 내려놓으려 한다"며 은퇴 심경을 전했다. 정훈은 "잘한 날보다 부족했던 날이 더 많았을지 모르지만, 항상 최선을 다해 그라운드에 서려고 노력했다"고 16년의 프로 생활을 돌아봤다. 이어 "16년 동안 한결같이 응원해준 팬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앞으로 받은 사랑을 조금이나마 돌려드릴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롯데 자이언츠 구단은 정훈의 헌신을 기리기 위해 추후 은퇴식을 포함한 예우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