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항상 도전을 꺼리지 않는 배우 문희경이 제2의 인생을 맞이한다.
화보를 통해 에너제틱한 배우 문희경을 만나봤다.
Q. 화보 촬영 소감이 어떤지 궁금하다.
“오늘 촬영이 신속하게 진행되고 또 좋은 컷들이 많이 나와서 굉장히 만족한다. 사진작가님도 굉장히 센스 있으시고 모두가 손발이 잘 맞았던 거 같다”
Q. 요즘 근황을 간단히 알려 달라.
Q. 올 상반기 대만 현지에서 촬영한 작품에 대한 간단한 소개 부탁한다.
“1980년대를 배경으로 한 드라마다. 극 중 본국에 가정을 둔 대만 남자가 한국에 머물러 살게 되면서 한국사람과 또 다른 가정을 꾸리며 일어나는 일들을 드라마로 만들었다. 결국은 대만 남자는 가족들을 만나지 못하고 한국에서 죽는다. 이후 제가 그 유해를 들고 대만을 가서 그 남자의 가족들을 만나면서 화합하게 되는 사랑을 담은 휴머니티드라마이다. 내년 대만의 기대작이라고 한다“
Q. 작품에서 맡은 역할은?
“한국에 온 대만 남자와 같이 30년을 사는 한국여자이다. 이 남자가 본국에도 부인이 있지만 이 한국 여자도 사랑한다. 고국으로 가고 싶었지만 돌아가지 못하고 죽은 남편을 위해 제가 유해를 들고 본국에 돌아간다. 거기서 대만에 있는 남편의 가족들을 만나 남편의 뜻을 전하게 되는 역할이다”
“대만이 정말 덥고 습한 날씨였다. 그런데 겨울 장면이라 두꺼운 모직 옷을 입고 찍는데 죽겠더라. 하지만 어려운 상황에도 사람들이 다들 행복하게 촬영을 해 즐거웠다. 또 한 가지 좋았던 건 아침마다 맨얼굴로 가면 경락 마사지를 하고 난 후 메이크업을 해준다는 점이었다. 대만 다녀오고 얼굴이 슬림해졌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Q. 수많은 작품에 출연했다.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이 있다면?
“가장 기억에 남는 작품은 2007년에 개봉한 ‘좋지 아니한가’라는 작품이다. 제가 뮤지컬 배우를 하다가 이 영화를 하면서 영화와 드라마를 하게 되었다. 이 영화에 캐스팅된 에피소드 또한 굉장히 웃기다. 감독님께서 ’좋지 아니한가’ 엄마 역을 고민하고 있던 찰나에 뮤지컬 포스터를 보고 저에게 꽂혀서 피디와 스텝들을 데리고 공연을 보러 오셨다. 이후 그 연극을 보시고 저를 캐스팅하셨다. 저는 첫 영화 출연인데 오디션도 안 하고 바로 영화를 찍게 된 케이스이다. 그 영화가 제 인생의 전환점이 되었다. 사실 흥행은 안되었지만 그 영화를 보고 드라마 감독님과 작가님들이 저를 캐스팅하면서 드라마도 시작했다. 제 인생에서 잊을 수 없고 제2의 배우 문희경으로서의 인생을 살 수 있게 도와준 작품이다. 은인 같은 감독님과는 아직도 교류를 하며 잘 지내고 있다”
Q. 앞으로 꼭 해보고 싶은 역할이 있다면?
“최민식 선배님과 중년의 로맨스를 해보고 싶다. 버킷리스트이다. 최민식 선배님과 연기하는 상상을 해본다. 소망은 이루어지지 않을까. 또 하나는 걸크러쉬 역할을 하고 싶다. 터프하고 날 것 그 자체인 역할을 하고 싶다”

Q. 독립영화 ‘인생세탁소(A ray of sunlight)’가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이 영화에 대한 소개 부탁한다.
“2년 전에 촬영한 작품이다. 제 고향이 제주도이고 감독님도 제주도 분이셨다. 제 고향의 이야기 그리고 저희 어머니들의 이야기를 제가 직접 사투리를 쓰면 연기했다. 제주 해녀로 살아왔던 제주 여인의 이야기를 담은 영화이다. 어려운 상황에서 찍은 영화인데 다행히 그 영화가 국내뿐만이 아니라 러시아 국제 영화제에서도 2관왕을 했다. 좋은 소식들이 들려와서 굉장히 위로받고 있다”
Q. ‘인생세탁소(A ray of sunlight)’에서 해녀 역할을 맡았다. 역할을 해내면서 힘든 점이 있었다면?
“그동안 해녀 역할을 세 개 정도 했다. 이 역할은 잠수하는 역할은 아니다. 하지만 물질하는 게 싫어서 도망가고 싶어 했지만 결국 먹고살기 위해서 해녀역할을 해야만 했던 소극적인 해녀 역할이었다. 사실 악역뿐 아니라 거칠고 능동적인 역할은 많이 해봤다. 반대로 이 역할은 굉장히 고분고분하고 순종적이고 늘 큰소리 내지 않는 스타일이라 처음에는 역할을 소화하기 힘들었다. 역할을 하다 보니 이 역할이 어렸을 때 주위에서 봐왔던 그런 어머니들의 모습이라서 그 부분을 많이 생각하면서 했다. 스크린의 비친 나의 모습을 보면서 ‘나에게도 그런 감성이 있구나’라고 느꼈다”
Q. 개인 소셜 계정에 ‘60세’라는 글과 함께 올린 포스팅이 화제가 되었다. 나만의 몸매 유지 및 건강관리 비법이 있다면?
“인스타에 그런 사진을 올린 이유는 그 나이대의 한국 여배우가 활발하고 건강하고 자신감 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다. 굉장히 섹시한 포즈였는데 나이는 숫자에 불구하다는 것 또한 보여주고 싶었다. 나만의 건강 유지 비법은 건강한 정신, 육체를 유지하는 것이다. 나 스스로가 행복하고 건강해야 남들에게도 그렇게 보인다. 그래서 늘 긍정적이고 밝게 살아야 한다. 그리고 빵, 밥, 고기 그리고 술 뭐든 잘 먹는다. 먹는 즐거움이 있지 않냐. 인생이 다 먹고살자고 하는 거다”

Q. 60대에 접어들었다. 인간 문희경으로서 마음가짐은?
“딱 60살이 되니 삶을 바라보는 태도와 자세가 달라지더라. 그전에는 앞만 보며 주위를 돌아볼 겨를 없이 바쁘게 지내왔는데 이제는 여유를 가지면서 주위를 돌아보며 나 자신을 더 사랑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내가 좋아하는 것을 누리고 즐기며 여행도 가고 좋아하는 사람들과 시간도 보내고 아름답게 같이 늙어가고 싶다. 일도 좋지만 즐기며 살고 싶다. 나이가 들어 건강도 안 좋고 걷기도 힘들면 뭘 즐기겠냐. 지금 열심히 놀아야 한다”
Q. 배우 문희경으로서 마음가짐은 어떤가?
“내 나이에 맞게 연기도 그렇게 무르익어 조금 더 깊이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조금 더 다른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깊이 있는 연기를 하고 싶다”
Q. 수많은 후배들이 있다. 그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저는 해보고 싶은 것들을 많이 해봤다. 도전이란 도전은 다했다. 그리고 실패하는 걸 두려워하지 않았다. 사람은 누구나 다 실패할 수 있다. 노력하다 보면 실력은 점점 는다. 나는 안된다고 해서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배우이기 때문에 뭐든 나에게 재산이 된다. 그렇기 때문에 특히 배우를 하고 있거나 배우를 꿈꾸는 사람들에게 뭐든지 다 시도하라고 하고 싶다. 설령 중간에 실패하더라도 그만큼 나의 재산이 된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말라고 이야기하고 싶다. 뭐든 도전해라”
Q. 요즘 최대 관심사는?
“반려견 ‘사랑이’다. 키운 지 4년 정도 되었다. 이 아이는 저에게 너무나 많은 행복을 줬고 배우로서 감정을 더 풍부하게 만들어줬다. 그걸 되게 감사하게 생각한다. ‘사랑이’를 키우면서 동물들을 바라보는 시각이 달라졌다. 모든 동물을 사랑하게 됐다. 우리 ‘사랑이’ 뿐만 아니라 다른 동물들 둘러보게 되고 불쌍한 동물들에게 따뜻한 손길도 내주고 싶다는 생각도 한다”
Q. 앞으로의 활동 계획도 궁금하다. 새로운 도전이나 목표가 있나
“아마 올 연말이 가기 전에 새로운 영화 들어갈 거 같다. 그리고 늘 새로운 것을 배우기 위해 떠날 것이다. 최근에 대만을 다녀오면서 시야가 넓어졌다. 우리나라의 배우로서 국한되고 싶지 않다. 중국어, 일본어 그리고 영어까지 다양한 언어를 배우고 있다. 무언가를 배우다 보니 다시 학창 시절로 돌아간 듯 재미있다”
Q.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누군가가 문희경이라는 배우를 제가 그동안 찍은 영화나 드라마들을 보고 ‘저런 배우가 있었네’라고 기억해 준다면 너무 감사할 거 같다. 앞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를 정말 더 잘해야겠다고 느낀다. 때때로 너무 바쁠 때는 연기를 소홀한 적도 있었지만 지금 와서는 그런 순간들이 너무 미안하다. 이제는 더더욱 최선을 다해서 작품과 역할에 임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이다미 기자 dlekal8024@bntnews.co.kr